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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욕

[뉴욕/첼시] 남이 쓰던 칫솔도 판다, 뉴욕의 에넥스 플리마켓 "Annex Flea Market"

뉴욕은 아직까지도 봄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쌀쌀한 날씨가 반복되고 있는 뉴욕의 날씨인데요, 한국은 목련이 핀 사진이 SNS에서

많이 공유되고 있는걸 보니 봄이 벌써 온것 같습니다.

얼른 뉴욕도 봄이 도래해서 꽃들이 만개하는 계절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도 웅크리고만 있기엔 엉덩이가 근질 근질!

이럴때 일수록 밖에 뉴욕 구경가는게 최고 인데요,

오늘은 주말마다 열리는 뉴욕의 "에넥스 플리마켓"을 다녀왔습니다.



에넥스 플리마켓은 주말엔 한산한 빈 주차장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annexmarkets.com

우천시에는 스케줄이 조정되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꼭 체크하는 센스가 필요!

25가 6번-7번 에비뉴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말 누가 보면 잡동사니만 주욱 늘어놓은 듯한 이 플리마켓은

앤티크 동산이라 불릴 정도로 생각지도 못한 저렴한 가격에 만나보기 힘든 빈티지 제품들을

살 수 있는 기회 입니다. 아침 9시에는 딜러들도 방문할 정도라니,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알찬 곳!



먼저 눈에 들어오는건 그때 그시절 사진 포스터? 광고 포스터?

같네요. 딱 봐도 우리 이모들 젊은 시절 고이 간직하던 외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포스터~

창고에서 나와서 들고 나와 시크하게 한켠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꼬질 꼬질 어릴때 먹고 창고에 처박아놨다가

찾은 듯한 소다병들. 콜라 병도 보이네요. 이런 병들은 사실 쓰레기일수도있는데

이런 플리마켓에 나오니 분위기 있는 카페에 장식품으로 쓰일것 같은 무드를 자아내고 있어요.ㅎㅎ

다 때가 있는걸까요?



플리마켓은 요새 힙하고, 멋진, 뉴요커들의 아이템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관광지로 여성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원래 "플리마켓"이라는 이름은 "벼룩"이 뛰어 다닐정도로

잡다하고, 쓰레기 같은게 온통 한군데 나온다는 말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그 말 처럼 책, 신발, 장난감등이 한곳에 범벅 되어 있어요.


 

전부 50 센트! 한국돈으로 800원 정도!

아이템은 뭐든 상관없이 800원입니다.

잘 찾아보면 의외로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 제품에서 멋진 책 한권을 찾을 수 있는 기회!

뉴요커들의 북적거리는 손길사이를 잘 헤쳐 찾아 나가셔야 합니다.ㅋㅋ



이런 티팟이나 그릇들 역시 여행에서 식상한 기념품보다

뉴욕에서 이곳, 이때만 구매가능한 추억의 물건들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에 아주 좋을것 같아요.


사실 요샌 한국에서도 돈만 더 주면 구매할수 있는 제품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왜 이걸 기념품으로 사갈까~ 하는 회의감이 들때가 없잖아 생기잖아요. 그럴때 요런 플리마켓은 여행의

특별함을 기억 할 수 있게 해주는 물건들을 만날 수 있는 곳 같습니다.



다양한 컵과 장식품들.

다들 누군가한테 소중하게 사용되었던 물건들이겠죠?



요런 훈장들은 누군가 열심히 모았던 컬렉션 아닐까요?

우리가 어릴적 우표를 열심히 모았던것 처럼..^^


\



빈티지 카메라들은 사진에 관심있는 분들한텐 아주 노다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저것 들었다 놨다, 만지작 거리면 인심좋은 주인은 그만 만지고 사가~ 깎아줄께 라는 분위기가

사뭇 우리나라 전통 시장이랑 닮아 있어요.



한국어 시가 담긴 액자도 한귀퉁이에서 팔고 있네요.ㅎㅎ

한국인 이민자의 손을 통해, 누군가의 선물이 되었고, 그게 돌고 돌아 이 뉴욕 에넥스 플리마켓 귀퉁이에 앉아있지 않을까

물건에 대한 상상도 해봅니다.



이런 빈티지 만화책들중 무려 한화로 10만원이 넘는 것도 있는 "소장가치"가 높은 제품들도 팔고 있습니다.

보는 눈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콜렉터들을 위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에 아침 일찍 온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아나바다 시장 운동이 일었던 90년대 초처럼,

현재는 젊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중고 물건 및 지역 예술가들의 제품을 사는 플리마켓이 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곳 뉴욕에서는 플리마켓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애넥스 플리마켓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리마켓들이

관광객 뿐만 아니라 뉴요커들도 대량으로 모으고 있는데,

이는 오래된 물건을 "쓰레기"가 아닌 "보물"로 볼 주 아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 나는 좋은 징후가 아닐까요?



사실 개성을 중요시 하는 요즘 시대에, 이런 빈티지 제품들은 구할래야 구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물건에 스며들어 있는 시간과 역사가 멋진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역시 그렇구요.





지갑은 가볍게, 양손은 무겁게 돌아 갈 수 있는 뉴욕의 애넥스 플리마켓,

둘러보신 기분이 어떠신가요^^?

한국에서도 좀 더 다양하고 많은 "플리마켓"을 만나볼 날이 오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뉴욕에서 강기향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