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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욕

[뉴욕/다운타운] 9/11 테러 추모식 -9/11 Memorial

지난 9월 11일, 뉴욕은 어두운 하늘과
함께 한층 축 처진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여느때와 비교해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죠.

바로 9.11 테러 10년째 되는 날입니다.
이날은 10년이나 지나도 여전히 고통받고, 아파하는 미국 시민들의 모습을
내 곁에서, 내 고통처럼 느끼는 날이 었습니다.


9/11 테러는 2001년 미국의 자유 무역의 상징이자 Capitalism(자본주의)의 성공을 뽐내던
WTC(World Trade Center)가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무참히 부서진,
현대 역사에 있어서 가장 비극적인 일 중 하나입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일하던 무고한 시민과 주변에서 일하던 사람들 까지,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가족들은 9/11날을 잊을래야 잊을 수 없습니다.


 


9/11 10년 추모식은 방송국부터 그 재앙에서 살아남은 이의 생생한
목소리 까지 들어 볼 수 있습니다.

9/11테러는 한때 Super Power(절대 권력 국가)라 믿던 미국 시민들과
정부에게 큰 충격과 경각심을 심어준 사건입니다.
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의 '사상'을 위해 무고한 시민들을 다치게 함으로써
전세계 국민들의 비난과 전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날도 많은 사람들이 9/11을 잊지 않고
조의와 아픔을 표시하러 왔습니다.

9/11테러는 국제사회에서도 안보의 중요성과 평화를 추구해야지,
보복과 증오는 단지 선량한 시민들의 피를 흘릴 뿐이라는 것을 분명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멀리, 뉴올랜드에서 방문해
'잊지 않았다'는 글귀와 그 당시의 슬픔이 묻어나는
편지와 꽃들이 WTA 앞 성당 담벼락에 묶여 있었습니다.

WTA 앞 성당은 9/11 테러의 희생자이자 죽어간 그들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떨어진 장미꽃, 흩날리는 꽃잎처럼 그들도
사랑하는 가족, 친지, 친구들 사이에서 사라져 갔습니다.

미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9/11테러이후 각지 각국에서
이 테러는 미국 정부가 꾸민 일이다, 단지 전쟁의 구실이 필요했을 뿐이다, 등
음모설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한 다큐멘터리가 나올 정도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허나 아직도 진실은 아무도 대답해주지 못합니다.


"Remember to Love"

-사랑하는 것을 기억하라-

그리고 이 추모 리본들 뒤에는 뉴욕 시민들 뿐만 아니라 멀리서 온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올랜드등 미국 시민들의 목소리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더 이상 증오와 슬픔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 '사랑하라' 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성당에 잠들어 있는 그대들은 벌써
용서하고 평화로운지도 모릅니다.

설령 음모설이 맞다고 하여도, 살아있는 우리는 진실을
알지 못할것 같습니다. 시간과 역사가 훗날 자손들한테 알려지겠지요.

허나 이번 10년 추모식에서 느낀점은 많은 이들이
이 슬픔에서 한발자국 나아가, 평화와 사랑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제 눈시울 조차 붉혔습니다.


성당 앞엔 수많은 슬픔과, 그대들을 기억한다는 마음과,
희망, 또는 미래라는 메세지가 담긴 리본들이 거리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구슬픈 음악을 연주하며 자신의 애도를 표현하는 한 시민도 있었습니다.
9/11일, 성당의 불은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WTA가 폭파할때, 그 빌딩속에 갇혀 있는 한명의, 단 한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출해 내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한 영웅들도 있습니다.

뉴욕의 소방관, 경찰관, 의사들은 10년전 9/11일, 이곳에서
목숨을 잃어 갔습니다.
그들 또한 잊혀져선 안될것이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영움임을 기억해야 할것입니다.


한번은 제 대학 강의중에 교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9/11일 테러는 아마 동시대를 살아가는, 내 눈앞에 있는 너희, 내일을 짊어질 너희 한테 가장
거대한 역사적 사건일 것이다. 10년전 그 시간,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는가?"

그러자 친구들은 너도 나도 할것 없이 자신은 그때 TV를 보고 있었다,
부모님과 통화하고 있었다, 화장하고 있었다...등 10년전 월요일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국제화 사회로 나아가며 10년전 Super-Power 국가로 군림하던
그 모습은 많이 누그러 졌습니다. 중국, 인도, 유럽유니언등 다양한 국가가 이젠
무력으로만 세계를 제패하려던 모습에서 벗어나
문화, 생활 양식, 국가 이미지등 Soft Power(연성권력)으로 서로 공존하려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허나 10년전, 어떻게 보면 반에서 가장 힘쎄고 권력을 가졌던 '미국'이라는 반장이
무고하게 피를 흘리고, 다치는 방향으로 일이 풀렸어야 했을까요?

저는 이 9/11테러로 인해 미국이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성당.


용서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한 청년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힘내라는 무슬림 아가씨가 보입니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입니다.
그 역시, 고맙다고 전합니다.

이제 미국인들은 '용서'하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픔이 아물더라도 흉터는 남고 앞으로 흉터를 보며 조심해야지,
상처를 낸 사람을 더 이상 미워하면 안된다, 라는 교훈이 몸소 느껴졌습니다.

한때 미국 사회는 무슬림(Muslim)만 보면 굴욕적인 욕설과
살인자라는 등 인간 이하의 대우를 했던 때가 있습니다.

이 모든 테러는 무슬림이라는 종교를 믿는 시민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테러리스트와 그 단체의 잘못이나, 9/11테러는 미국 시민들 뿐만아니라
미국에 살고있는, 즉 미국인인 무슬림 종교의 사람들 마저도 상처주고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몇년전에도, 무슬림 종교인들이 기도하는 Mosque(모스크)가 이 근처에 지어지는 것이
반대/찬성으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여론때문에 취소 되었지만, 많은 이들은 '종교의 자유'는 미국의 건립 이념이며
개개인의 잘못으로 돌리지 말고 이제 포용하는 미국 사회로 돌아 와야한다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10년전, 그때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겠지요.


9/11 Preview Site로 추모 예술과,
역사적 사실, 그 당시에 나왔던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뉴욕을 상징하는 사유의 여신상은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목소리로 뒤덮혀 있습니다.
마치 슬픔과 혼돈에 빠진듯한 그녀의 모습이, 미국시민들의 모습을
대표하는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9/11테러 목격자들과 그 당시의 기억들을 기증하고 기부한
코너에서 한참 서성였습니다.

이 Preview Site는 원래 폐장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로 붐벼
연장 오픈을 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또는 희망찬 메세지로 가득 찼습니다.

앞으로 미국 시민들이 9/11테러를 발돋움해 더욱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나아가보길 바라며,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