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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욕

[뉴욕/인우드]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농가! 딕만 농가 Dykman Farmhouse Museum

안녕하세요! 뉴욕 날씨는 이제 초겨울 날씨에 도달했습니다.

가을 날씨가 잠깐이라지만 정말 이렇게 잠깐 사이에 지나쳐 갈줄이야, 아쉽고 또 아쉬운 가을~

하지만 초겨울 날씨라도 뉴욕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재미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아직 관광객들한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역사적인 가치나

그 모습이 뉴욕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고즈넉한 매력을 가진,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농가 "Dykman Farmhouse Museum-딕만농가 박물관"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4881 Broadway at 204th Street, New York, New York 10034
(212) 304-9422


A전철을 타고 207번가까지 가서 내린후 조금만 걸어가시면 보입니다.

 

 

조금만 걷다보면, 눈에 확띄는 오래된 집이 하나 보이실 꺼에요.

주변에 풍성한 나무들도 집이 눈에 확 들어오게 해주네요.

 


딕만 농가 박물관은 현재 역사적인 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뉴욕 공원 관리소에서

관리하는 만큼 옛 농가의 건물 뿐만 아니라 주변 정원이나 나무들도 아주 멋드러진 곳이에요.

 

입장료는 단돈 1달러! 부담없이 방문해서 구경가능 한 곳이랍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보이는 케일, 고추, 상추 등 다양한 농작물.

마치 농가에 옛날 그시절 농부 부부가 살면서 무슨일로 방문했냐고 할것 같습니다.^^

싱그러운 초록 빛이 눈을 맑게 해주네요.

 이 맨하탄에서 가장 오래된 농가인 딕만 농가의 주인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농부였던 "윌리엄 딕만"의 집이였습니다. 윌리엄 딕만은 옛날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한참들어오던

17세기 후반, 그가 직접 손수 지어 살던 집이라고 합니다.

그런만큼 옛날 네덜란드식의 건축물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어요.

 

 

햇빛이 따사롭게 비치는 오후, 저 초록색 창문을 열고

빨간머리 앤이라도 나올것 같은 멋진 비주얼입니다.

오래된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 형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뉴욕 시청하에 있는 공원 관리소에서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딕만 농가 박물관에 입장하면, 박물관이라기 보단 딕만 농가의 집에 놀러갔다는 느낌이 더 맞는것 같습니다.

당시 중산층 이상의 농가 집에서는 어떤 인테리어를 사용했는지 잘 보여주는데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검소하지도 않은 전형적인 도시 농민의 집 인테리어를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2층으로 올라오면 딕만의 아들딸들이 공부하던 공부방이 따로 있습니다.

공부방이라 그런지 장식품보단 책과 책상정도로 21세기와 별 다를바 없어보이네요.^^;

 

 

딕만 부부가 잠을 자던 침실입니다.

미국의 예술인 퀼트가 이불에서 여실히 보이네요. 옛날에 미국 여성들은 혼수품으로

직접 만든 퀼트 이불을 가져갔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 아주 어릴때부터

인형이불을 퀼트로 뜨는등 다양한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퀼트를 뜨며 여성들과 둘러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나아가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여성 인권 신장에 큰 힘을 실어준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퀼트! 생각보다 이불에 깊은 역사가 서려있죠?ㅎ

 

 

그리고 당시 흑인 노예들이 지하에서 밥을 준비하거나 다양한

집안의 일을 하고, 남성 노예들이 일을 끝내고 오면 밥도 먹고 하던 곳입니다.

이곳은 지하에 위치해서 농가 주인들과 마주칠일도 거의 없고, 채광이 그리 좋지 않은 곳입니다.

 

 

대략적인 딕만 농가의 집 구조를 둘러보고 뒤뜰로 나오니

딕만 농가가 옛날에 기르던 정원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해

운영하는 정원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각형으로 정확하게 나누어 작물들이나 꽃, 식물들을 가꾸었다고 하는데

당시 농가에서는 누구네집 정원이 더 예쁜걸로 크게 경쟁했다고 하는데,

이런 경쟁이라면 동네가 아름다워지는 경쟁이라 나쁘지 않을것 같네요.ㅎㅎ

 

 

그리고 딕만 농가 뒤쪽엔 이렇게 헛간처럼 보이는 집이 하나 남아있는데

이곳은 시민 혁명 당시 군인들이 머물렀던 집이라고 하네요.

농가에서는 군인들한테 삶은 감자나 밀빵등을 무료로 제공해주었다고 합니다.

 

 

한참 딕만 농가를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다람쥐 친구가 도토리 먹다가 도망가는 모습이

제 카메라에 찰칵 담겼습니다.

 

딕만 농가는 농가 자체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담겨있지만

뉴욕 맨하탄에서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일상생활과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잠시나마 눈을 쉬게 해주는 17세기 정원을 가진 소박한 곳이랍니다.

 

뉴욕에서 화려한 야경도 좋지만, 긴 여행이나 뉴욕에서의 생활로 몸이 노곤해 질때는

딕만 농가를 찾아보시면 어떨까..합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도 피곤한 주말, 집에서 뒹굴거리지 마시고 가까운 농원을 방문해보시면

한결 피로가 풀리는걸 느끼실 꺼에요.

 

뉴욕에서 강기향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