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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욕

뉴욕에서 만나보는 남미 이민자들의 감성, "El Museo del Barrio"

안녕하세요 여러분 ^_^!

한국에는 벚꽃 놀이 사진들이 한창이더니, 이제 날씨가 많이 더워 졌는지

반팔을 입고 여름을 기다리는 모습이 한창이더라구요!


이곳 뉴욕은 이제서야 봄이 살짝 오는듯, 꽃봉오리들이 터질랑~ 말랑 하고 있습니다.

요번주 주말이면 봄이 올것 같은데요!

꽃이 빨리 폈으면 좋겠다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_^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해서, 이럴때 뉴욕을 여행하지 않으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그래서 뉴욕의 독특한 박물관, El Museo del Barrio로 떠나 보았습니다.



El Museo del Barrio 박물관 앞에선 이렇게 평일이나 주말, 차가 지나다니는 걸 통제하면서

가족단위로 길가에 그림도 마음껏 그리며 봄날씨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항상 도화지가 모자라는 아이들도 오늘은 마음껏 쓱싹쓱싹 그리는 모습!


4월은 가정의 달인만큼 뉴욕에서도 다양한 가족들이 봄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오후의 햇살이 따뜻하기만 합니다.

많은 뉴요커들이 거리를 산책하며, 바로 옆엔 센트럴 파크라 살랑 살랑 불어오는 푸른 봄 냄새가 너무 좋았습니다.






1230 5th Ave, New York, NY 10029

(212) 831-7272

공식홈페이지 주소: https://www.elmuseo.org/


가장 가까운 방법은 6번 지하철을 타고 103번 역에 내리셔서 조금 걸으면 금방 도착한답니다.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주 개장하고 있으며 오전 11시에 오픈해 오후 6시에 닫습니다.



무료 입장이 가능한 셋째주 토요일에 가면 이렇게 박물관 앞에서 마련된 행사나 라이브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입장료는 어른 $9, 학생들과 시니어들은 $5, 12세 이하 아이들은 무료입니다.

매달 3번째주 토요일은 무료로 입장가능 하답니다.


(북을 치며 흥을 돋구시던 연주자)


요 입장료들은 Suggested Donation 으로, 박물관에서 "이만큼 입장료를 기부해주시면 좋겠네요!"

라는 말이랑 똑같답니다. 그래서 주머니 가벼운 여행객들은 따로 도네이션가격을 내겠다고 말하시고,

원하시는 입장료를 기부하셔도 Ok!



이제 마음껏 관람을 해볼까요?

박물관 내부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El Museo del Barrio은 뉴욕에서는 간단하게 "El Museo-The Museum"으로 불리고 있으며,

스페인어로 지어진 박물관이름처럼 남미 예술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답니다.

또한 스페인어를 쓰는 캐리비안 국가의 예술품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모던한 외관과는 다르게 1969년 부터 운영되어 오고 있습니다.



El Museo 박물관에는 무려 8500점에 달하는 예술품이 있다고 하니,

그 규모를 다른 뉴욕의 거대 미술관에 비해 지지 않는 보유량입니다.

여행 책자에 자주 나오지 않는 박물관이지만, 사실 방문해 보시면 한국에서는 쉽게 만나볼수없는

남미 예술가들의 감수성을 느껴보실 수 있을꺼에요.


무엇보다, 지역적으로 East Harlem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동네에 가장 많은 이민자인 푸에트리코(Puerto Rico)인들의 예술품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콜롬비아, 칠레, 멕시코등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 수를 자랑하는 남미의 열정을 담고 있습니다.


(독특한 작품. 마치 썩은 이빨이 빠진것 같죠?_


남미의 예술품을 본다는 1차적인 긍정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이 박물관은 남미 이민자들과 미국인들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종종 왕따나 차별을 경험하는 사회적 문제가 조명되는 것 처럼,

이곳 문화의 용광로라 불리는 뉴욕에도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3D직종에 종사하며, 영어도 잘 못하는 남미 이민자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향한 사회적인 시선이 곱지 만은 않습니다.


그런 만큼, 이 박물관이 개관되고, 1977년 지금의 장소에 자리를 잡고 난 후 40%의 누적 방문자들은

남미 계열이 아닌 이들이 이곳을 다녀간 것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않더라도, 이들의 문화를 접하고 예술품을 바라보며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의 마음과 애환을 간접적으로 나마 접해본다는 것은, 미래에 큰 변화를 불러올것이라 믿습니다.


(이 예술품은 무엇을 뜻할까요?)


차별이 없어 보이는 미국 사회에서, 특히 뉴욕에서 제가 3년간 살며 놀란 점은

의외로 뉴요커들의 마음속엔 자기도 모르게 "편견"의 시선이 담겨 있다는 것 입니다.

생긴모습과 피부색으로 "아, 저 사람은 가난할 것이다" 또는 "영어도 못하면서 어떤 권리를 요구하는거야?"

라는 등의 속마음을 듣게 된 후,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유학생으로써, 영어를 상대적으로 돈을 벌기위해, 또는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남미의 열악한 치안과 상황에서

도망쳐온 그들의 마음을 100%로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박물관을 통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독특한 신체부위 조각품)



재미난 현대 예술품들을 만나보는 재미또한 빼놓을 수 없스니다.

독특한 머리와 작은 탁자들이 만나 요상한 동물 형태를 취하고 있네요.


어린 아이들이 재미있게 관람하는 것 같아 제가 더 즐거워 졌습니다.


또한, 함께 방문했던 멕시코 이민자 3세 친구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이민해 오시면서

스페인어나 멕시코 문화를 철저히 배제 하며

'미국인'이 되길 강요한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오히려 지금은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다는 말과 함께

꼼꼼히 작품들을 보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El Museo의 다양한 작품들은 뉴욕의 현대 예술과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뉴욕의 현대 미술들은 미니멀리즘과 선, 깔끔한 느낌을 받는다면

남미의 현대 예술품들은 위트가 있다고 해야하나? 마치 담배연기가 자욱한, 텁텁한 더운 곳에서

땀을 흘리며 작업하고 나와 라틴 음악이 흐르는 동네 거리에서 저녁 바람을 쐬는 예술가의 모습이 마구 상상되는 듯~~

보는 재미가 있는, 남미만의 감성이 물씬 묻어나 있었습니다.



남미의 독특한 음악 또한 매력이죠.

그런 만큼, 이렇게 작업실의 한켠을 가져다 놓은 듯한 작품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담배 꽁초도 눈에 띄네요.

ㅎㅎ



또 한 작품은 마치 정열의 탱고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깔의 꽃들입니다.

유독 남미 하면 화려한 색깔들이 떠오르는데, 이는 페루,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남미국가들의

전통의상에서 부터 화려한 문양을 TV나 미디어를 통해 접해서 일까요?


실제로 뉴욕에서 근처 남미 레스토랑을 가면 화려한 장식에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조화로 화려하게 꾸며진 작품!



현대 작품중 하나인데 작품이 위트가 있어 보는 이들마다 웃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자세히 보시면 솔로 여자들과 스카치라는 제목으로, 단순히 광고 포스터에 반짝이를 칠해놓은것 뿐인데

과음해서 ^^; 저렇게 된다고 말하는 것 처럼 작가의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미니어처 작품)


(저기 바비 인형이 자신이라고 합니다.)


이 미니어처 작품은 작가 자신의 모습과 작업실을 미니어처로 작업한 모습이라고 하는데요!

평소 작품 작업을 하는 작가의 방을 적나라 하게 들여다 보니 흥미로웠습니다.

의외로 디테일하게 붓부터 물감통 까지 작업되어 있어 구석구석 그녀의 작업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낙서를 보는 듯한 이 그림들은 엽서, 낙서장에 끄적거렸던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모습입니다.

한 귀퉁에 적힌 전화번호는 그림을 그리다 급하게 전화가 와서 작가의 엄마가 번호를 불러 준것일까요?

귀여운 그림과 무슨 의미일까?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실제 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듣는 동네 아이들의

작품 또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성공한 작가들의 작품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손때가 꼬질꼬질 묻은 작품과 편지를 보니

괜시리 가슴이 찡해지더라구요.


이런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고 신청 할 수 있습니다.



한 아이가 자신의 작품을 써내려 간 글입니다.

마스크를 만드는 반이었는지, 그들의 작품과 함께 이렇게 에세이의 복사본이 붇어 있어 "작가"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레일라라는 이 학생이 만든 2013년 자신의 마스크에 관한 내용인데,

이 학생은 자신이 "완전 웃기고, 독특한 여자아이임을 알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기도 하고,

그것을 가리기도 위해 써요." 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보는 이들이 놀랐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쳤습니다.


아이들의 감성이 물씬 묻어나며, 보는 저도 이 Layla-레일라 라는 친구를 만나보고 싶을 만큼

가까워 진 느낌입니다.^^ㅎㅎ



약 한 시간 둘러보니 충분히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려는 길에 만난 단체 공연!

아까는 한두분만 치고 있던 북을 단체로 들으니 너무 좋더라구요.

날씨도 따뜻하고, 열정적인 몸짓으로 공연을 하는 분들~!



바지의 패턴에서 부터 북까지, 형형 색색의 패턴과 장신구로 눈이 휭휭 돌아갑니다.

그리고 라틴의 열정을 만나 볼 수도 있었구요. 그들만의 춤사위가 보이시나요?

보는 이들도 즐겁게 그들의 장단에 맞추어 춤추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자신의 문화를 지켜나가며, 차별과 홀대를 넘어 미국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아나가는 그들의 문화를 보며

다시금 경의를 표하며, 언젠가는 뉴욕에서 한국의 가야금 소리를 이렇게 늦은 주말 오후

뉴요커들과 함께 들어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4월, 2014년의 1/3이 지나갔습니다. 올해초 세웠던 목표 다시 다짐 하시고,

봄날 박물관으로 저처럼 문화 나들이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