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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욕

[뉴욕/브롱스] 쓸쓸한 겨울 풍경과 넓은 초원에서 사색하고 싶다면 "Van Cortland Park"

2013년의 일주일이 지나고 둘째주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계획하신 일들 작심삼일이 아니라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계시겠지요^^?

뉴욕에도 한겨울이 찾아와 많이 추운날이 계속되다가 요 몇일 날씨가 풀려,

개인적으로 고민해 볼 일도 있고 시간도 나서 브롱스에 있는 조용한 공원, "Van Cortland Park"에 다녀왔습니다.

Van Cortland Park는 1번 242번가 마지막 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반코트랜드 공원은 브롱스에서 오래된 공원으로 역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역사도 그 사실을 입증해 주듯, 여기저기 낡은 모습이 세월을 말해주는듯 합니다.

역사에서 느껴지는 오래된 느낌.

좀만 있어도 쓰러질듯 페인트가 까져 있는데 그래도 튼튼하게 다리가 되어 주고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 뉴요커들은 의외로 소박하게 사는구나 라고 느끼게 됩니다.

공원의 입구에는 뉴욕을 초록색으로 만들자! 라는 환경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안내소 방향이 나와있습니다.

공원이 큰만큼 상시 거주하며 공원을 관리하는 조경사나 환경 전문가 분들이 있답니다.

이곳이 특별한이유는, 겨울의 쓸쓸한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여름의 북적거림 보다 해가 질녘 낮은 산등어리와 소박한 풍경이 삶에 고민이 있거나

일이 풀리지 않을때 사색하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지요.

겨울이 아닐때 이 넓은 평야는 축구장이나 다른 운동 경기장으로 개방됩니다.

공원이 꽤 큰데다 크고작은 산들과 가까이 위치한 지리적 이유 때문에

주변 동물들이나 새들이 많이 보입니다.

서양 오리들 수십마리가 공터에서 서서 쉬고 있었는데..

제가 가까이 다가가니 단체로 멀어지더군요.ㅋㅋ

제가 한발짜국 가면 얘네도 한발짜국, 멈추면 얘네도 멈추고.

그 모습이 재밌어서 더 귀찮게 하진 않았지만 걸어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았습니다.


나와 적당히 거리를 두려고 하던 시크한 오리들 발자국.

겨울이라 그런지 공원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른 나무들은 다 낙옆이 떨어졌는데 이 나무만 오랫동안 잎들을 쥐고 있습니다.

언젠간 떨어져야하는 나뭇잎들을 보며

내가 놓아야 할 것들이 있지 않나, 괜히 철학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여름에는 무료로 개방하는 수영장.

공원측에서 수질등을 깨끗히 관리하는 편이라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겨울이라 현재는 닫음.

그리고 수영장 대신 무료 아이스 링크장을 개방합니다.

남녀노소 즐길수 있는 아이스 링크장은 평일에는 그닥 사람들이 없어서,

유명한 브라이언트 파크나 라커펠러 센터의 아이스링크장 보다 더 즐겁게

겨울 스포츠를 즐길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는 카메라를 들고있어서 김연아 스타일 스케이팅은 포기.

겨울잠을 준비하는 동물들도 많이 보입니다.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나 먹을것들을 자신의 서식처로 가져가려고 열심히 찾다가

제가 빤히 쳐다보니 경계하며 저를 쳐다보네요.

난 니 동면 먹거리엔 관심 없다구!ㅋ


겨울나무들의 앙상한 가지가 하나의 풍경입니다.

아침에 일찍 방문하면 서리가 내린 가지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뉴욕이라 하기 힘든 시골의 숲길 같은 분위기죠?

여름엔 팻맛이 꼽힌 곳 마다 인근 어린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꽃이나 먹거리, 채소등을 기를수있도록

공원 측에서 배려해서 자리를 내준다고 합니다. 무료로 배우는 채소 재배 클래스 등도 있다고 하니,

인근에 거주하시면 이용해 볼만한 즐거운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참 사색을 하다 만난 청설모 친구.

무엇을 물고 있나 보니 저건 사람이 먹다 남긴 피자 조각!

제가 쳐다보는걸 보고는 후다닥 피자조각을 물고 도망가는 모습입니다.

공원측에서 최근 다람쥐나 청설모, 새들이 공공 쓰레기 통에서 사람들이 먹다 버린 과자나 음식물,

비닐봉지등을 먹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쓰레기통 디자인을 바꾸려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잘 될지는 모르겠다던 공원측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일이 잘 풀려서 동물들에겐 맞지 않은 기름과 소금이 함유된 사람들의 음식이 더 이상 동면을 준비하는

친구들의 보금자리에 있지 않길 바랍니다.


추운 겨울날, 사색하러 간 공원에서는 의외로 만난 몇몇 동물친구들과 쓸쓸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생각도 정리하고, 2013년의 다짐도 다시한번 단단하게 굳히고 왔습니다.


여러분들도 추운 겨울, 날이 풀린다면 근처 공원으로 나가보세요.

조용한 곳에서 생각을 정리하는덴 이만한데가 없답니다.^^

뉴욕에서 강기향이었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