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소호] 추운 연말, 따뜻한 'MOCA'로 여행

안녕하세요~ 연일 추운 날씨 뉴스로 도배되는 요즘,

뉴욕도 눈이 펑펑 오다 못해 한참 쌓여 밖에 나가기 참 나가기

싫은 그런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날씨는 어떠한가요?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지루하기 그지 없는데, 밖에 나가면 춥고...

이런 겨울 나들이장소로는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다보면 인도어 만한데가 없는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겨울에 집에서 뒹굴뒹굴 할것이 아니라 뉴욕의 숨겨진 보물같은 박물관에서

지식을 쌓는게 어떤가! 라는 마음으로 방문하게 된 이곳은 바로~

 

 

Museum of Chinese in America,

줄여서 MOCA-모카 랍니다.

모카의 주소는

 

215 Centre Street, New York, NY 10013

(b/w Howard & Grand Sts; one block north of Canal St)

 

이며, 차이나 타운에 위치한 만큼 주변의 맛집도 구경가능 하고 소호도 방문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 랍니다.

여행책자에 잘 나오지 않는 곳이고, 실제 뉴요커들이 더 많이 방문하는 곳인만큼 여행 하실때

꼭 들렸다 가시면 좋습니다. ^^ 학생들은 5불, 일반인은 10불이나 목요일날 방문하시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시니

목요일날 관람해 주시는 센스!

 

N,Q,R, J, Z, 6번 의 전철을 타고 Canal Street 역에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시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www.mocanyc.org/

 

어느 나라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더라도, 박물관이나 갤러리 등은 동, 하절기에 따라

시간을 바꾸거나 그 나라의 휴일에 따라 문을 닫을 때도 있으니, 영어가 어렵더라도 꼭 미리 미리 체크하시고 가시지 않으면

추운데 낭패보는 경우가 많답니다! 연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또 체크, 체크!

 

 

이곳 모카는 따뜻한 모카 커피가 떠올리게 하는 만큼, 작지만 알찬 박물관 입니다.

이곳은 원래 갤러리라 불리다가, 올해 3만명의 방문자를 넘겨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에 이주한 중국인들의 박물관이라는 이민자 박물관으로써 특히 그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유대인 박물관, 중국인 박물관을 대표로 미국내에 이민자 박물관으로써 지역사회에 많은 환원을 하고 있는데,

다른 이민자들과 다르게 자신들의 문화를 새로운 땅에 자리하고 이렇게 박물관 까지 여는 모습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중국인들의 이민의 역사는 18세기 후반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중국인학살등 미국내에서 중국 이민자는 안된다는 이민 혐오 슬로건등이 잔뜩 붙어 있다고 합니다.

반대 법안에 대한 시위도 일어났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의 모습이 그림이나 포스터로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뉴욕 뿐만 아니라 전 미국에서 차이나타운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깊게 뿌리 박은 이민자들이 바로 중국인인데.. 믿기지 않죠?

 

이런 핍박속에서 중국인들이 하나로 뭉치거나 중국인 마피아 세력을 키워 자신들을 지키는 등의

역사를 만들어 나갔다고 합니다.

 

중국의 문화하면 생각 나는 것이 바로 이 용의 탈!

이 용의 탈은 실제 뉴욕에서 일어나는 중국인의 새해, 춘절 행사때 마다 나타나는 춤이자 탈인데요,

이민 3세대, 4세대의 미국계 중국인들이 자신의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나라이자 자신의 피가 흐르는 중국을

기리기 위해서 젊은 청년들이 이 용의 탈을 쓰고 춘절 퍼레이드를 이어 나간다고 합니다.

 

비록 미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인으로 자랐지만 자신이 어디 출신인지, 그 문화를 이어나가며 계승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 되네요.

 

중국인들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이민에 성공한 아시아 민족인 만큼,

헐리우드, 브로드웨이, 비즈니스, 디자이너 등 다양한 방면에서 최초의 아시아 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박물관의 한켠에는 이렇게 최초의 아시아 인으로써 흑백영화 시절 큰 인기를 누렸던

배우들의 신발과 의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흑인 못지 않게 생김새나 억양으로 크게 차별당했다는 중국인 이민 세대들을 생각하면,

그 당시 미국이라는 땅에서 성공을 이루어낸 이민 1세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고, 덕분에 아시아인으로써 오늘날

아무런 차별없이 공부할 수 있구나 느끼게 됩니다.

 

이민 초기에 차별을 잘 나타낸 권총중 하나인데,

미국인이 중국인의 변발 머리를 당기며 부리는 모습입니다.

그 정도로 중국인에 대한 혐오나 거부감이 강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박물관 내부에는 이렇게 어두운 역사의 한켠만을 기린것이 아니랍니다.

우리가 중국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상해 뒷골목의 로망스를 느낄수 있는 향수깊은 것들도 잘 볼 수 있습니다.

오래된 전축, 아마 가문 대대로 전해졌을 손때 묻는 전축은 중국 노래가 은은히 울려 퍼졌을법 합니다.

 

그리고 점점 현대사회로 오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와 언어도 안되고 할 수 있는 것은 일과 기술밖에 없었기 때문에

세탁소, 다림질, 빨래, 청소등으로 첫 자리를 잡은 이민자들의 손때묻은 장비들이 보입니다.

베틀로 천도 짜고.. 오늘날 뉴욕에서 재계나 정계에서 성공한 중국계 미국인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중국인들은 뉴욕에서 패션관련 재봉이나 다림질등의 산업에서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이 좀 있었던 중국 이민자들은 식당이나 가게를 열어 생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는 중국의 맛과 향을 그대로 가져와, 고향의 향수를 채워 줄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잡게 되는데

이는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도 큰 매력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새로운 맛과 '만두'는 지금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없으면 안되는 맛있는 존재 이지요.

 

1980년대 초, 중국음식에 MSG가 많이 들어 먹으면 아프다는 괴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중국계 식당에서도 건강식이나 깨끗함을 추구하게 되었다니, 영 나쁜 결과를 초래한 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계 배우들이 당시 흑백 영화나 브로드웨이쇼에서

흥행을 하면서, 점점 아시아 인들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할리우드 배우들 사이에서 재키챈, 루시리우등 아시아 배우들이 많이 보이지만

여전히 다른 인종에 비해서는 크게 선전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이 들려 왔습니다. 하지만 이도 몇십년 후에는 더욱

탄탄한 엔터테인먼트로 한류가 성공하듯 헐리우드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중국식 한방 약들도 미국인들 눈에는 신기한것으로 비추어 졌다고 합니다.

진한 향과 냄새, 그리고 쓴 맛 등.. 침술 등은 미국에서 90년대까지도 의료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최근에 와서야

미국의료기술로 법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저희 교수님도 최근에 침을 맞고 어깨가 아주 좋아졌다며,

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데, 자라온 환경이나 문화가 다르기에 서양인들 눈에 침술은 비과학적인 의료 방법으로 비추어 졌다고 하네요.

 

박물관의 내부를 돌아보며, 유명한 인기 박물관보다 널널하고, 줄을 서서 관람하지 않아도 되어 만족스러운 관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관람을 하는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중국계 3,4 세들이 영어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바로 대답해 주는 모습에 더욱 알찬 관람이 가능했답니다.

 

따뜻한 곳에서 중국계 이민자들이 미국에 뿌리를 내린 과정과 역사를 보면서,

언젠가 한국인들도 중국계 이민자들처럼 미국 사회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이렇게 박물관을 열어 방문하길 바라는

생각을 하며 여행을 마쳤습니다.

 

여러분들도 연말에 뉴욕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겉햟기식 투어 보다는 이렇게 알차고 숨어있는

뉴욕의 보물같은 박물관에서 얼은 몸도 녹이고 지식도 얻어가시길 바랄께요~^^

뉴욕에서 강기향 기자였습니다.